● 산행지 : 히말라야 임자체(6,189m)
● 산행일정 : 2015. 04. 03 ~ 20(18일간)
● 주요일정 : 인천 – 카트만두 – 루크라(2,840m) – 팍딩 – 몬조 – 남체(3,440m) – 디보체 – 소마레 –
딩보체 – 추쿵 – 베이스캠프 – 하이캠프(5,200m) - 아이젠 포인트(5,700m) - 임자체 정상(6,189m)
히말라야 임자체 다녀와 기쁜 소식을 함께 나누고 싶었으나 네팔 지진 피해로 함께 나누지 못하고
이제야 함께 나누고자 한다. 그리고 등정기에 앞서 네팔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국민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네팔에 도착하면 흔하게 듣는 말이 있다. 인사말이다.
“라마스테” ‘내안의 있는 나의 신이 당신 안에 있는 신에게 평안을 기도 한다’는 뜻이다.
밤 12시 기상해…….
떡국으로 요기를 하고 정상을 향해 출발 한다.
아이젠 포인트에서 크램폰을 착용하고 크레바스를 넘는다.
피켈을 찍어가며 사다리를 넘고 빙벽을 올라 위험천만한 크레바스를 지나고 나니
이번 등정에 가장 하일라이트 임자체 설벽이 떡~ 버티고 서있다.
200여 미터의 직벽에 가까운 설벽을 올라야 정상이다.
자일에 몸을 의지하며 난 생 처음 등강기를 당기며 설벽을 오른다.
내 몸속에 모든 에너지를 내 뿜는다. 한발 한발 내 딛기가 힘이든다.
임자체 정상(6,189m)이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히말라야의 대자연 앞에 숙연해 질 수밖에 없었다.
대 자연 앞에서 인간의 존재는 대단하지 않았다.
나약한 인간에게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을 주신 히말라야 라마 신에게 감사한다.
(정상을 향해 오르면서…….)
나의 꿈을 찾아 히말라야 임자체(6,189M) 찾아 떠난다.
죽기 전 되돌아 보면서 “왜 안했지, 왜 못했을까?” 후회하기 싫어서 좋아하는 고산등반을 찾아
죽기 전에 꼭 한번 가고 싶은 곳……. 나의 버킷리스트를 찾아 떠난다.
히말라야 고산등반은 기상상태, 고소적응, 크레바스, 설벽 등 수많은 위험요소가 있기 때문에
가기 전에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이번 히말라야 임자체 원정팀은 국내 트레킹 전문 여행사 혜초에서 모집하여
11명으로 구성되어 등정 길에 오르게 되었다. 우리는 사전에 북한산에서 모여 릿지등반 등 팀워크교육을 이수하였다.
등산리더 및 대장은 한국산악회 소속 김근생 대장으로 에베레스트 등정 및 수많은 국내, 외 릿지 등반가로 알려져 있다.
대장은 이번이 3번째 임자체 등반이라고 한다.
히말라야 아일랜드피크(IslandPeak)는 국내에서는 임자체(ImjaTse) 로 많이 불린다.
네팔 동부의 쿰부 지방 있는 산으로 히말라야산맥의 일부이며, 높이는 6189m이다.
1951년 영국의 탐험가 에릭 십턴(EricShipton)이 이끄는 등반대가 딩보체(Dingboche)에서 바라본
이 산봉우리의 모습이 얼음바다에 뜬 섬과 비슷하다고 하여 아일랜드피크(IslandPeak)라고 명명하였다.
1983년 현재의 명칭인 임자체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아일랜드피크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등산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오를 수 있고, 네팔인 등반 가이드의 안내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인기 있는 트레킹 봉우리의 하나로 꼽힌다.
● 1일차 : 인천 – 카트만두
광주에서 인천공항 가는 버스를 타고 아침 6시 공항에 도착했다.
입국수속을 마치고 08:50분 카트만두 뱅기에 몸을 싣는다.
좀 지체되기는 했지만 8시간의 뱅기 시간을 지나고 네팔수도 카트만두 국제공항에 도착한다.
한국하고 시차 3시간15분을 되돌린다. 마중 나온 현지 가이드의 꽃다발 목걸이로 환송을 받는다.
점심은 현지 식으로 먹고 장비구입 겸 쇼핑을 하러 타멜 거리로 이동한다.
미로처럼 연결되는 타멜 거리는 온갖 잡동사니 시장과 마찬가지다.
낯익은 외국 명품 브랜드가 눈에 띈다. 진품일까? 몇몇 분은 빙벽화와 자일을 구입하신다.
하늘은 한바탕 먹구름이 지나치며 소나기를 퍼 붓는다.
이른 저녁을 위해 카트만두 시내에 자리하고 있는 한국정원 식당으로 이동한다.
이곳 정원 식당은 히말라야 오신분이면 누구나 한번쯤 들리는 곳이라 한다.
삼겹살에 정신없이 허기진 배를 채운다. 사장님의 후안 인심이 좋다.
룸 여기저기에 한국 산악인들의 흔적이 이곳 정원 식당 유명세를 말해주는 듯 싶다.
카트만두 레디슨 호텔로 돌아와 체크인을 하고 휴식을 취한다.
● 2일차 : 카트만두 – 루크라 - 팍딩
아침 5시30분에 기상……. 6시에 루크라 경뱅기를 타기위해 국내선 공항으로 이동한다.
탑승 장소만 틀리지 국내, 국제선은 별 차이가 없다. 활주로도 같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루크라 날씨가 좋지 않아 2일전 부터 루크라행 경뱅기가 뜨지 않아 오늘은 공항이 혼잡할거라 한다.
다행이 우리가 예약한 날짜가 오늘 7시30분으로 예정시간보다 조금 늦은 시간에 탑승을 한다.
그래도 안심할 수가 없다. 45분정도 소요되는 루크라는 현지날씨가 좋지 않으면 다시 되돌아오는 일이 잦다고 한다.
루크라에 무사히 착륙해야만 도착하는 거라 한다. 경뱅기의 요란한 엔진소음을 들으며 창공을 난다.
루크라 가는 경뱅기의 탑승할 때는 좌측에 앉아야 히말라야의 산맥을 볼수 있다고 한다.
운 좋게 좌측 창가에 앉아 히말라야의 파노라마 같은 산줄기를 바라보며 루크라로 향한다.
루크라 공항~ 세계에서 가장 짧은 250m 활주로에 무사히 착륙한다.
드뎌~ 히말라야의 첫 관문 루크라(해발2,840m)다.
이곳 루크라는 에베레스트, 로체, 아마다블람 등을 가기위한 첫 관문이기 때문에 많은 등반가 및 트레커들이 찾고 있다.
공항에 도착하니 이번 임자체 등반 내내 고행할 셀파, 포터가 마중 나와 있다.
점심은 계란 후라이가 덮어진 비빔밥이 제공되었다.
원정대 카고 짐은 접교(물소+야크를 접목시킨 소)에 매달아 롯지의 1박 장소 팍딩을 향해 출발한다.
가는 길 내내 설산의 히말라야를 바라보며 이곳도 봄꽃들이 만개하며 길을 걷는 방문자를 반갑게 맞이해 준다.
가다 힘들면 쉬었다 가고 차 한 잔 먹는 여유로움도 즐기면서 걷는다.
팍딩에 도착하기전 한국에서 세운 토토 하얀병원도 만난다.
이렇게 글귀가 씌여있다. “한국산악인들을 도와준 네팔인 들을 위해 이 병원을 바친다”
내려올 때 남은 한국물품을 기부 받는다고 한다.
계곡을 연결해주는 흔들거리는 아찔한 다리도 건너고 길목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불교경전을 지나칠 때면 반드시 윈쪽 방향으로 돌아가야 하는 예법도 배운다.
루크라에서 팍딩까지 7km 정도 2시간30분정도 소요된 듯 싶다. 팍딩 고도 2,610m이다.
저녁 천둥번개에 한바탕 빗줄기가 쓸고 지나간다. 이렇게 팍딩의 밤은 지나간다.
● 3일차 : 팍딩 – 몬조 – 남체
이제 우리의 일정은 678이다. 의미는 6시 기상, 7시 조식, 8시 출발이다. 팍딩의 아침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롯지 뒤편으로 보이는 설산의 풍경이 눈이 부실정도로 아름답게 펼쳐진다.
벌써 분주하게 서둘러 저 높은 곳을 향해 걷는 트래커들을 보면서
우리 등정 팀도 간단한 몸 풀기 체조를 한 후에 몬조를 향해 출발한다.
몬조를 향하는 길에 천진난만 한 네팔의 애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계곡 위를 걸으며 저 높은 설산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요란하기만 하다.
자칫 발이라도 헛디디면 천 길 낭떠러지 큰 사고로 이어진다.
우리는 지루하다 싶으면 길목 어느 전망 좋은 롯지에 앉아 차 한 잔을 마시며 함께
동행하는 부대장(우상열;혜초직원)의 꾀꼬리 같은 노래도 듣는다.
옆에 함께 한 외국인들도 부라 보라고 외친다.
한발 한발 대딛는 발걸음도 힘겨운데 저리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주는 마음은 얼마나 행복할까?
다시 하산할 때 듣기로 하고 걸음을 재촉한다.
몬조에 도착하니 등정 팀의 쿡(요리사)이 먼저 도착해 점심준비를 다 해 놓았다.
오늘의 점심은 카레에 비벼서 먹는 맛이 꿀맛이다.
사가르마타 국립공원에 입산신고를 마치고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히말라야 산군의 웅장한 모습을 바라보며 드뎌 남체에 도착했다.
이곳 남체는 제법 큰 도시다. 최저고도 2,610m, 최고고도 3,440m, 거리 16km정도, 시간 6시간소요
● 4일차 : 남체
남체 3,440m 바자르에 도착하여 하루는 고소 적응하는 휴식일이다.
아침에 일어나 제일먼저 하는 일이 개개인의 맥박수와 혈중 산소 포하 농도를 측정한다.
그리고 컨디션 정상이 아니면 그때그때 대장의 지시에 따라 처방이 따른다.
난 모든게 정상이다. 등정 팀은 조식 후에 상보체(3,720m)에 올라
히말라야 최초 등정자 “에드몬드 힐러리 경”의 동상과 박물관을 구경하고
쿰중(3,790m)과 에베레스트 뷰호텔 전망 좋은 곳에 올라 빵으로 점심을 한다.
가깝게 로체가 보이고 로체 뒤로 히말라야 최고봉 “에베레스트” 가 살포시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우측으로 세계 산악인들의 세계 최고 미봉으로 손꼽는 가장 아름다운 산 “아마다블람”의 위용도 우뚝 솟아 있다.
점심 후에는 에베레스트 초등자 에드먼드 힐러리 경이 살아생전 네팔에 다양한 사업을 하면서
이곳 쿰중에도 힐러리 학교를 세웠다고 한다.
한국의 엄홍길 대장도 네팔에 다양한 사업을 하고 계신다.
우리는 힐러리 학교를 견학하고 남체로 돌아와 시장도 구경하며 자유로이 휴식을 취하면서 고소적응 훈련을 한다.
● 5일차:남체-디보체
남체의 아침은 너무나 아름답다. 롯지에서 차 한 잔을 마시며 바라보는 콩대의 일출은 말할 수 없이 아름답게 펼쳐지고 있다.
하얀 설산의 정상부에서 점점 밝아오는 일출의 자연스런 모습은 황홀함 이였다.
3일 만에 속옷과 양말을 갈아 신었다. 남체를 출발하여 약간의 오르막 내리막 고도차가 있는 디보체를 향해 출발한다.
산능선위에 가로질러 펼쳐진 트레킹 길을 따라 가깝게 캉테가(6,080m), 아마다블람(6,865m),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848m) 멋진 조망을 바라보며 트레킹을 한다.
풍기텡가(3,250m) 계곡까지는 내리막이 이어지고 다시 탱보체(3,860m)까지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점심은 오랜만에 맛보는 라면이다. 디저트로 수박까지 모든 일정의 식사는 한국식에 준하여 해주기 때문에 큰 불편함이 없다.
내리막과 오르막을 올라 탱보체에 도착했다. 탱보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세워진 티벳 불교사원이 있다.
사원에는 스투파(탑)에 부처님 눈이 그려져 있다. 부처님 눈 안에 만물의 범이 있다고 한다.
우리는 이곳에서 스님으로부터 간단한 의식을 받았다. 무사등정과 귀환을 기원하면서…….
고산등정을 위해 지나는 길목이기에 많은 등반가들이 의식을 지내고 간다고 한다.
텡보체에서 완만한 내리막을 내려가면 디보체가 나온다. 남체에서 약 12km, 6시간정도 소요된 듯 싶다.
● 6일차:디보체-소마레-딩보체
디보체에서 출발하기에 앞서 구미산악연맹원정대에서 에베레스트 원정을 왔다.
함께 무사등정의 기념 촬영을 한다. 다시 펼쳐지는 히말라야 산군들의 설산을 바라보며 한없이 오른다.
가는 길목에 히말라야 푸모리 봉 등정 후 영원한 삶의 길로 떠난 정상균, 김도영 두 산악인의 추모비가 세우져 있다.
2006년 부산산악연맹에서 원정길에 사고였다고 한다. 함께 동행 한 일행 중에 두 분을 잘 아시는 분이 왔다.
담배 한 개비를 직접 올려놓고 우리 등정 팀은 묵념을 했다.
딩보체에 도착했다. 고도 4,350m, 11km, 5시간 30분 소요되다.
저녁 늦은 시간 딩보체에서 바라보는 하늘에 유성들이 아름답게 반짝이는 모습은 가을 한국에서 바라보는 모습과 같았다.
● 7일차:딩보체-비브레-추쿵
딩보체에서 출발하여 로체 북벽과 임자체를 바라보며 트레킹을 계속 했다.
바브레에서 점심을 먹고 임자체 등반을 위한 마지막 마을 추쿵에 도착했다.
추쿵에 일찍 도착해 오후에는 5,090m 까지 고소적응 훈련을 한다.
그리고 장비대여까지……. 장비는 풀 세트로 대여하는데 167달러다.
한국에서 짐이 많을 것 같아 난 이곳에서 장비일체를 대여했다.
빙벽화 등 모든 게 쓸 만한 장비들이었다. 정상 등정하는 데는 아무이상이 없었다.
고도4,410~4,730m, 거리 4km, 3시간소요
● 8일차:추쿵-임자체BC
추쿵에서 조식을 하고 임자체 베이스캠프까지 이동하는 날이다.
임자호수를 지나 가깝게는 우측으로 아마다블람을 바라보며 베이스캠프에 도착했다.
먼저 도착한 외국 등반대의 텐트들로 즐비해 있다. 우리 베이스캠프는 상단 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크레바스에서 사고시 행동 대처법 과 정상 공격의 실전훈련을 실시하였다.
실전훈련도 장난이 아니다. 한발 한발 숨이 차오르고 확보줄,주마,하강을 하는데도 더디기만 한다.
고도 4,730~5,070m, 거리 10km, 약 5시간 소요
● 9일차:임자체BC 전진캠프
임자체 베이스캠프를 떠나 정상공격을 위한 전진캠프(5,481m)로 이동하는 날이다.
지금까지 올라오는 동안 날씨는 오전 파란하늘에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가 오후에는 구름낀 하늘로 갑작스레 변한다.
그래서 정상공격도 오전 중으로 올라야 한다. 가파르게 올라야 하는 전진캠프는 한발 한발 무겁다.
가는 길에 축구장 3배 크기의 임자호수도 지나친다. 도착하기 전에 전진캠프의 텐트는 이미 설치되어 있다.
가파른 너덜지역에 설치되어 있는 텐트가 위험천만하다.
자칫 위에서 바위라도 굴러 떨어진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것이다. 우리는 일찍 잠을 청해야 했다.
쉽게 잠이 오질 않는다. 억지로 눈이 감아보지만 헛수고다. 이리저리 뒤척이다. 한 시간 정도 쪽 잠을 청하고 일어났다.
● 10일차:전진캠프-정상-임자체BC
전진캠프 밤12시 기상이다. 간단한 차가 배달되고 컵 떡국이 배달된다.
설익은 떡국을 억지로 먹는다. 먹지 않으면 정상에 올라갈 수가 없다. 억지로라도 먹고 국물까지 먹는다.
이곳 베이스캠프와 전진캠프는 얼음을 녹여서 물을 공급한다.
그래서 먹다보면 잔모래가 섞여있어 지근지근 씹힌다. 어쩔 수 없다.
살기위해서는 아니 정상등정을 위해서는 먹고 마셨다.
01시 모든 장비를 착용하고 그램 폰만 배낭 속에 넣는다.
크램폰은 너덜지역을 벗어나 아이젠 포인트에서 착용하게 된다. 01시30분 정상등정을 위해 출발한다.
랜턴을 의지하며 가파른 너덜지역을 지나고 오르고 건너서 날이 밝아올 무렵에 아이젠포인트(5,700m)에 도착했다.
어떻게 이곳까지 왔는지 모르겠다. 그냥 원정대에 묻혀 올라온 것 같다.
총 13명(대장포함) 그중 2분이 아이젠 포인트에서 포기 하신다. 대장도 더 이상은 권하지 않는다.
벌써 올라오면서 한명한명 면면히 살피고 살폈을 것이다.
준비해간 크램폰을 착용하는 것도 힘들기만 하다.
우리는 두 개조로 나누어 자일을 걸고 크레바스지역을 통과한다. 아찔하다.
한고비 넘겨 크레바스 사다리를 통과하면 떡 버티고 서있는 빙벽이 힘들게 한다.
피켈과 크램폰을 찍어가며 오른다. 서로 자일에 의지하며 무사히 크레바스지역을 통과한다.
축구장 서너 배 크기의 넓은 설원을 지나고 나니 벌써 태양은 중천에 떠오르고 있다.
설원의 강렬하게 반사되는 빛을 받으며 얼굴에 썬크림을 발라도 그 열기는 이겨내지를 못한 것 같다.
설원을 지나고 나니 떡~ 버티고 서있는 200여 미터의 설벽이 눈이 깜깜해 온다.
저길 어떻게 오른단 말인가? 것도 제대로 된 자일이 아닌 시골에서 쓰일법한 가느다란 로프 줄을 의지하며 올라야 한다니…….
막막했다. 중간쯤엔 설파들이 줄을 깔고 있었다.
한쪽은 주마로 오를 수 있는 확보 줄과 다른 한쪽은 하강할 수 있는 확보 줄을 깔고 있었다.
아이젠 포인트에서는 크레바스를 통과할 때는 맨 뒤에 올랐지만 설벽에서는 3번째로 주마를 당기며 설벽을 찍고 오른다.
다섯 발 이상을 오를 수 없다. 숨이 가프게 차오른다. 왜!! 올랐을까? 후회도 해본다. 후회를 해본들 무슨소용이 있겠는가?
중간에 확보 줄을 이동하며 다시 오르기를 반복하며 정상 바로 밑 주능선에 올랐다.
한참을 엎드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확보 줄에 내 몸을 의지하며 죽은 듯이 쉬었다.
그리고 30여 미터를 이동하니 임자체 정상(6,189m)이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히말라야 산군들을 바라보며 대자연 앞에 숙연해 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대 자연 앞에서 인간의 존재는 대단하지 않았다.
나약한 인간에게 주는 평생 잊지 못할 히말라야의 감동을 주신 라마 신에게 감사를 드린다.
좁은 정상에서 안전 확보 줄을 의지하며 인증삿을 찍고 바로 앞 로체 남벽을 보니 서서히 구름대가 몰려온다.
시간은 아직 10시전이다. 후미가 정상에 올라올 시간이면 조망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하산 무렵 싱가포르에서 왔다는 두발이 없이 의족을 의지한 채 올라오신 등반가를 맞이한다.
대단한 열정의 등반가다. 함께 정상의 기쁨을 나눈다. 그리고 하산한다. 하산은 녹녹치 않았다.
외국 등반대까지 겹치다보니 하강 줄이 확보되지 않고 정상 바로 아랫부분에서 정체가 된다.
서로의 배려하는 마음보다 올라야 한다는 의지만을 가지고 버티고 서있다. 말도 통하지가 않는다.
누군가 통제를 하며 한참을 정리를 한 다음에야 하강 줄이 확보되고 하강할 수 있었다.
다행히 무사히 하강하고 난 후에 올랐던 정상부 설벽을 바라본다. 두 번 다시 오르고 싶은 마음이 없다.
설원위에 누워 허기진 배를 채워야 하는데 먹고 싶은 생각이 없다. 뜨거운 물로 목만 축이며 다시 하산한다.
근데 올라올 때 쉽게 왔던 크레바스지역이 하산할 때는 또 하나의 난코스로 버티고 서있다.
셀파들이 다시 자일을 깔고 난 뒤에야 모두 무사히 하산할 수 있었다.
오를 때는 밤이어서 몰랐던 너덜지역이 하산할 때 지루하게 이어진다.
돌고 돌아서 출발했던 전진캠프에 도착했다.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다시 베이스캠프까지 이동을 해야 한다.
벌써 짙은 구름은 히말라야 산군들을 뒤덮고 있다.
쉬지도 못하고 베이스캠프에 도착하니 오후 5시정도가 됐다.
랜턴불에 의지하며 늦은 저녁을 간단하게 먹고 깊은 취침에 들어간다. 얼마나 잦을까?
고도 5,070~6,189m, 거리 12km, 시간 15시간정도 소요
● 11일차:임자체BC-딩보체
10시간정도 깊은 잠에 빠져든 것 같다. 화장실에 갈려고 일어나 보니 눈이 소복이 내렸다.
발목까지 빠질 정도로... 후에 들을 얘긴데 우리 팀이 정말 운이 좋았다고 한다.
임자체 정상부엔 허리까지 눈이 와서 등정이 전면 통제되었다 한다.
이렇게 눈이 오면 일주일간은 통제된다고 한다. 트레커들도 올라오다가 모두 하산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추쿵엔 지금쯤 많은 트레커들로 북적거려야 하는데 볼수가 없다.
우리 팀은 서둘러 추쿵으로 하산한다. 점심때쯤 추쿵에 도착해 빌린 장비를 반납하고 점심을 먹고 난 후 딩보체까지 하산한다.
1차 정상공격 실 폐시 예비일이 3일간이 주어진다. 하산은 여유롭게 이동하기로 한다.
● 12일차:딩보체-디보체
정상등정의 기쁨도 잠시…….
후유증이 심각하다. 얼굴이 통통 부어 있고 입술은 다 터져 피가 흐르고 코 주변엔 햇빛에 노출되어 화상까지 입었다.
급하게 응급처치로 이겨본다. 저녁엔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답답한 마음에 밀폐된 공간에 갇힌 기분까지…….
모두 고산에서 오는 후유증이다.
잠까지 설치다 보니 더 그렇다. 디보체 까지도 눈이 녹지 않아 하루 종일 흐린 날씨다. 올라오는 트레커들도 별로 없다.
● 13일차:디보체-남체
디보체에서 팅보체 불교사원을 지나 풍기탱가까지 급 내리막과 오르막을 지나 남체를 향해 걷는다.
중간에 점심을 하고 남체를 가까워질 무렵 비가 쏟아진다.
다행이 고어텍스 재킷을 입어 비를 맞아도 괜찮다. 남체에 도착해 제일먼저 13일간 깍지 않았던 수염을 깎았다.
그리고 따뜻한 물로 목욕까지 하고 나니 사람 꼴이 제대로 보인다.
그래도 입주 변과 얼굴은 그대로다. 오랜만에 와이 파이가 터진다.
그동안 찍었던 정상 인증샷등을 한국으로 전송하기 바쁘다. 등정 축하 메시지를 받는다.
● 14일차:남체-팍딩
남체에서 팍딩길은 편하다. 이제 높은 고지대를 지나 룰루랄라 하산길이다.
벌써 공기도 식물들도 다르다. 주변엔 짙은 녹음으로 가득차 있다.
올라올 때 활짝 피었던 꽃들도 다 시들어 버렸다. 10여 일간의 시간이 잠시 변화를 주었다.
팍딩에 도착해 한국산악회 춤부원정대(대장 유학재) 만났다. 함께 저녁을 먹으며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 15일차:팍딩-루크라
아침 한국산악회 춤부원정대와 이별을 하고 루크라를 향해 하산 한다.
계곡을 따라 하산하는 하산 길은 느므느므 즐겁다.
하산 길에 대장님이 잘 아시는 셀파집에 들려 맛있는 차와 국수까지 얻어먹고 왔다.
루크라에 도착해보니 벌써 2일째 카투만두행 경뱅기가 뜨지를 않았다고 한다.
많은 트레커들이 루크라에 묶여 있다.
● 16일차:루크라
루크라에서 하루를 쉬기로 했다. 이미 예비일이 있어 우리 팀은 여유롭다.
함께 맥주도 마시고 못잔 잠도 자며 하루를 보내고 저녁시간에는 그동안 고생한 스텝들과 함께
무사등정의 축제를 하기로 되어 있다.
염소 한마리를 잡아서 수육과 탕으로 먹으며 그동안 고생한 스텝들과 함께
위로와 격려 속에 축제의 분위기는 한층 달아올랐다.
함께 동석한 외국인들까지 호응을 하며 댄스파티까지 모두가 하나 되어 진행되었다.
● 17일차:루크라-카트만두
이른 새벽 전화벨 소리에 잠에서 깼다. 한국시간으로 아침이다.
오늘은 하늘에 별이 총총히 떠 있다. 뱅기가 뜰 것 같다. 우리의 원정일정은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대박이다.
아침 5시에 기상하여 5시30분에 아침을 먹고 짐을 챙겨 공항으로 이동한다.
벌써 공항은 인파로 북적인다. 수속을 다 마치고 뱅기 티켓 팅을 한 후에 대합실로 나왔다.
7시 첫 뱅기인데……. 7시도 안되어 뱅기가 도착해 탑승이다.
카트만두로 향하는 경뱅기 엔진 소리도 오늘은 좋게만 들린다. 카트만두에 무사히 도착해 오전에는 시내관광을 즐긴다.
불교사원 보우드넛과 퍄슈나티넛을 들러보고
점심은 첫날 도착해서 먹었던 한국 정원 식당으로 이동해 삼겹살에 소맥한잔씩 들이킨다.
그리고 레이슨 호텔로 돌아와 자유 시간을 즐기며 저녁에는 호텔 뷰페에서
네팔정부가 인정해 주는 임자체 등정 증을 개개인이 대장님에게 수여받는다.
● 18일차:카투만두-인천
아침 7시에 호텔식으로 조식을 하고 10시쯤 공항으로 이동한다.
입국수속이 장난이 아니다. 무질서한 카트만두의 분위기는 도착해서 느끼게 한다.
시내곳곳에 먼지투성이 도로하며 신호등 없는 교통체증은 한국 50~60년대 분위기다.
삶의 터전도 제대로 갖추어진 집들이 없다. 낙후된 모습을 보면 옛날 구시대 분이기 그대로다.
한국 국가예산의 2%밖에 안 되는 네팔 국가 예산이 말해주 듯 세계에서 빈곤한 국가 중에 하나이다.
공항에서 어떻게 꼬들겼는지 빨리 입국수속을 마치고 13시 55분 대한항공을 탑승하게 되었다.
점심은 한국정원 식당 사장님께서 맛있는 김밥을 싸주셔서 공항 대합실에서 먹을 수 있었다.
조금 딜레이 되기는 했지만 무사히 한국에 도착했다.
등정 기를 마무리하며…….
한국에 도착해 시차적응도 마치기전에 주말 토요일 네팔로 부터 지진참사 소식을 전해 들었다.
모두들 내게 운이 좋다고들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충격이다.
불과 일주일 전만해도 걸었던 그 길에서 많은 인명사고 났다는 소식은 임자체 등정의 기쁨보다
네팔 지진 피해를 입고 상심과 통곡의 눈물을 흘리고 계시는 국민들에게 먼저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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