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о♡ 종주산행/지리산 종주

⊙ 지리산 원점회귀 단독종주①

나정희 2009. 5. 10. 13:18

2008년 09월 13일

지리산 원점회귀 단독종주

내가 산에 오르는 것은

산을 사랑하는 철학이 있어서가 아니라

자연속으로의 여행을 꿈꾸기 때문입니다.

 

내가 산에 오르는 것은

 

산에 올라야 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산에 오름으로 해서 비로소

내가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내가 산에 오르는 것은

산꼭대기에 올라 정상을 올랐다는

희열을 맛보기 위함이 아니라

자연앞에서 내 스스로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를

깨닫고 겸손해 지고 싶어서이며

 

 

내가 산에 오르는 것은

겸손을 깨닫기 위함이 아니라

욕심에 대한 끝없는 고통을 산에서

자연속에서 버리고 싶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기심입니다.

 

그러나

내가 산에 계속 더 올라야 하는 이유는

그 이기심을 비우고 좀더 멋진 삶으로의 여행을

꿈꾸기 때문이다.

 

모두를 사랑할수 있도록

 

크고 아름다운 마음으로 채워질 공간을

자연의 넉넉함으로 부터

비우기 위함입니다.

 

내가 산에 오르는 것은

결국 사랑을 배우기 위함입니다.

 

펴온글 중에서

 

 

산을 좋아하고

자연속 일부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

마음가는대로 발길 닫는대로 가는게 산꾼이 아닌가 싶다.

 

 

추석연휴 사전에 계획도 없이 산행길에 나섰다.

그냥 언젠가 원점회귀 지리산종주는 해야겠다는 마음만 있었지

이렇게 당장 실천에 옮길거란 사전에 계획이 없었다.

 

요즘들어 혼자만에 고독한 산행을 부쩍 즐기는거 같다.

힘들줄 알면서도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내 고집도 참~ 미련스럽다.

남들이 그런다. 이해를 못한다고.. 미쳤다고

병이다고 들 말한다.

그러나 난 이렇게 미치고 싶다.

여기서 모든 도전을 마치고 싶지는 않다.

내 자신의 체력이  되는 한

끝까지 나의 도전은 미치고 싶다.

 

 

지난주

백두대간 길에 벌침 7방을 맞고 참!  힘든 일주일을 보냈다.

입술에 물집이 가시기도 전에 몸속에 남아있는

벌침에 잔독도 풀 겸

조그만 배냥에 김밥4/물통1/간단한 여벌옷을 챙기고

지리산으로 향했다.

추석 전날이라 가족에게는 먼저 본가에 가라는 말을 하고

나서는 길이라 조금은 미안한 마음에 앞선다.

 

10 지리산 성삼재에 도착

잔잔한 바람이 아직은 가을에 맞이하기에는 이른가 보다.

잠시 등산로 입구쪽을 가보니 관리소 직원이 통제를 한다.

몇몇 산꾼들은 도착해 차안에서 잠자리를 청한다.

아직은 이른시간이라 차안에 들어가 밤하늘에 달빛과

별을 벗삼아 깜빡 잠들어 깨어나보니 01 알린다.

준비를 하고 입구쪽을 향해 가는데 관리소 직원이 잡는다.

04:00시까지는 입산통제로 안된단다. 무단으로 가시면 범칙금을 묻겠단다.

사정을 해보고 때를 서봐도 안된단다.

나중에 사정바서 보내준다는데 누가 그걸 믿겠는가?

30분을 개겼다. 중간중간에 차에가서 더 주무시고 오란다.

그래도 개겼다. 30분이 지났을까?

 

알아서 가는데 걸리면 책임 못진다고 한다.

 

01:40분 섬삼재 출발 훤한 달빛에 랜턴없이

노고단까지 갈수있었다.

다행이 노고단 대피소에는 통제하는 직원이 없고

몇몇 등산객 여자분들만 화장실에 들락달락 하신다.

 

02:09분 노고단에 도착 장도에 산행길을 나선다.

 

앞도 끝도 보이지 않은 외로운 산행 길

헤드랜턴 하나로 길을 비추며 고독한 산행길을 달린다.

누구하나 동행하는 이도 없다.

오로지 간간히 들려오는 풀벌래 소리와

밤하늘에 비치는 달빛과 유성들속에서

내자신만을 의지한 채

앞만보고 걷는다.

 

 

얼마나 걸었을까?

벽소령에 도착하니 어둠이 걷히고 찬란한 태양은

또 다시 떠 오른다.

오늘에 원점회귀 목적지 천왕봉에 09:50분 도착했다.

뚜렷한 목적도 없다. 그냥 자연속 일부라는 것을 느낄뿐이다.

오는길을 다시 걷는다.

지루한 산행길의 시작이다.

원점회귀 지나온 길을 다시 걷는다는거

걷다보면 힘든 고통도,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따를 것이다.

모두 이겨내리라.

 

오는속도 보다 많이 더디다.

체력도 한계에 다다른다.

무릅에 고통보다 발바닥에 피로가 감지되어 온다.

그래도 이겨내며 자신과의 싸움에서 포기하고싶지는 않다.

서쪽에 일몰이 넘어갈 무렵

18:36분 노고단에 도착했다.

 

구름사이로 보이는 일몰에 풍경이 장관이다.

잠 시 앉아 먼 서쪽능선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본다.

40대 중년의 고독한 삶을 연출해보며

한장에 필름속에 담아 하산길을 제촉한다.

 

어둠이 시작되고서야 처음 그 곳

성삼재에 도착했다.

총 산행시간 17시간 10 / 산행거리 56KM

주인 잘못만나 고생만 한 내 두 다리

오늘은 사우나에가서 냉 찜질이라도 해줘야 할 것 같다.

 

지리산 원점회귀 산행을 마치고

대자연속에서 또 하나의 역사를 해낸 내 자신에게

깊은 희열을 느끼며 마칠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