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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35년전 추억속으로... 시골장터

나정희 2015. 9. 2. 23:35

 

 

 

 

● 위치 : 전남 나주시 세지면 (동창 5일 장터)

 

 

아직도 변하지 않았다.

나는 타임머신을 타고 35년 전 내 유년시절 추억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 옛날 아련한 추억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내 그리운 유년(중학교) 시절 

내가 아는 나주 세지면 동창 장터는 흥정으로 시끌벅적 했다.

 그럴듯한 생선가게와 포목점...  생필품까지 없는 게 없었다.

특히, 생선가게를 지나칠 때면 홍어 냄새에 코를 막고 지나가야 했고

장터의 주전부리는 나에게 잊을 수가 없다.

나는 고향의 애환이 묻어있는 지금 그대로의 장터를 돌아보며 추억 속으로 빠져들었다.   

 

 

지금은 시골장터가 현대화 길로 들어서 옛 장터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다.

풍요로웠던 장터 인심도 예전만은 못하다.

그러나 이곳 시골 장터는 35년 전 그대로의 모습이다. 이유는 모르겠다. 현대화의 흔적도 찾아볼 수가 없다.

  한 달 후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말처럼 추석이다.

예전 같으면 북적거렸을 장터가 한산하기만 하다.

 

 

 

 

 

생선가게를 들렸다. 가게 이웃과 수다를 떨고 계신다.

 30년 넘게 이곳에서 생선가게를 하고 계신다고 한다. 나보고 서울에서 왔냐고 묻는다.

나는 모친이 좋아하는 세 발 낚지를 사 들었다. 3마리에 만 원이다.

은빛 나는 갈치도... 큰 다라에 담겨 있는 홍어도 그대로다. 암놈과 수놈이 어떤 거냐고 물으니 

꺼내서 포대 위에 두고 거시기를 확인하란다. 

 

    

 

 

 

씨앗 판매대를 기웃거렸다. 내가 모르는 각종 씨앗의 종류가 신기하기만 하다.

텃밭에 씨앗을 뿌리면 풍성한 채소를 맛볼 수 있겠지... 필요한 씨앗이 있느냐고 묻는다.

 

 

 

 

 

건어물 가게에 들렸다. 국산이라고 말씀하시며 이것저것 말씀하신다. 아내는 마른 새우를 한 아름 샀다.

맛있는 요리 비법을 말해주신다.   

 

 

 

 

 

할아버지는 오랜 세월 이곳에서 장터를 지키고 계셨다고 한다. 한쪽에서 할머니는 짓가심(김치거리)을 다듬고 계시다가

나를 보시고 커피한잔 할랑가. 말씀하신다. 시골장터 인심이 이래서 좋다.

점심을 먹는 뒤라. 말씀만이라도 고맙다고 인사만 드렸다.   

 

 

 

 

할아버지는 손님도 없는 가게를 지키며 할머니와 오손도손 얘기를 나누며 계셨다.

가게 앞에 놓인 물엿? 눌러봤다. 굳어있다. 지금도 이렇게 파는 물엿은 없을 것이다. 유년시절 보았던 그대로의 모습이다.

 

 

 

 

 

 

 

 

 

만물상이다. 두서없이 여기저기 놓인 자리가 정겹기만 하다. 필요한 거 있음 다 가져가란다. 싸게 준다고...

 

 

 

 

손님을 기다리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두 분은 이렇게 한평생을 의지하며 장터를 지켰을 것이다.  

 

 

 

포목점 아주머니는 하염없이 손님을 기다리며 옆집 아주머니와 함께 마른 고추를 다듬고 계셨다.

나보고 이렇게 말씀하신다. "고추만 찍으라고" 안 그럼 거시기? 침해라고... ㅎㅎ

 

 

 

가게 한편에 놓 주전부리도 있다.

 

 

 

 

 

점심 때 35년 전통의 시장 원조 보** 집에 들렸다. 양쪽 방과 앞마당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먼저 온 손님이 먹고 나간 자리를 찾아 앉는다.   

 

 

 

육남매를 키우신 여든중반의 나의 모친이다.

고향 길 오랜만에 함께 동행을 했다.

 

 

 

 

 

 

수육과 탕을 곁들인 만찬이다. 담백한 국물이 옛 그맛이다. 사실 난 보**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일년에 한번 먹을까 말까? 할 정도다. 그러다 이집은 너무도 맛있다.

탕이든 수육이든 주문하면 나오는 뼈에 붙은 살고기 한접시는 이곳만의 느낄수 있는 후덕한 인심이다.

 

 

돌아오는 길...

모친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먹을 수 있을 때 먹으란다." " 걸을 수 있을 때 좋은 곳 구경하란다" 

예고 없는 고향길 방문에 행복해 하는 모친을 보며 언제 또 이곳에 올수 있을까?